• 2025. 7. 4.

    by. 03012

     

    출산 후 현기증이 반복되는 사례

     

    온라인 산후모임 게시판에는 “분만 6주가 지났는데도 아침마다 현기증이 심해 몸을 가누기 어렵다”는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댓글에는 “철분제를 늘려도 나아지지 않는다”,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같은 경험담이 이어집니다.

     

    출산 후 현기증 어지럼증

     

    산후 어지럼증을 철분 부족으로만 생각해 대처하다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산후 빈혈 검사에서 정상 수치임에도 현기증이 계속되는 산모가 있고, 이는 다른 대사·호르몬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르몬 재조정과 혈압 불안정

     

    출산과 동시에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이 급격히 감소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수면 단절과 육아 부담으로 상승합니다. 이 조합은 혈관 탄력을 떨어뜨리고 교감신경 활동을 높여 혈압 변동을 키웁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 어지럼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산후 저혈압은 초기 회복기에 흔하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호르몬 균형과 혈압 조절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철분 흡수 장애와 미량 영양소 결핍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이어도 몸이 빈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산 후 위장관이 예민해지면 철분·구리·비타민 C 등 미량 영양소 흡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거나 식사 간격이 불규칙할 때 위산 분비가 억제돼 흡수율이 더욱 떨어집니다. 철분제를 먹는데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흡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수면 단절과 교감신경 항진

     

    수유 간격이 짧으면 깊은 수면 단계가 지속적으로 깨집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줄고 지방 분해가 억제될 뿐 아니라, 교감신경이 과흥분 상태로 유지돼 심박과 혈압 조절이 불안정해집니다. 스마트워치로 심박 변동성을 측정해 보면, 잠에서 깨 일어나는 순간 심박 수가 급등했다가 갑자기 떨어지는 패턴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짧은 낮잠이라도 규칙적으로 확보해 교감신경 과흥분을 완화하면 현기증이 줄어드는 사례가 많습니다.

     

     

     

    산후 갑상선염의 가능성

     

    출산 2~6 개월 사이에는 면역 체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갑상선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갑상선 호르몬 과다로 두근거림, 불안,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이후에는 기능 저하 단계로 전환돼 극심한 피로와 체중 증가를 경험합니다. 산후 어지럼증이 수주 이상 지속되면 TSH·자유 T4 검사를 통해 갑상선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체액 재배치와 전해질 불균형

     

    분만 중 수액을 많이 주입받은 산모는 며칠간 손발이 붓고 몸이 무겁습니다. 이후 모유 생성 단계에서 체액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전해질 균형이 흔들리면 탈수와 현기증이 동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만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미온수, 전해질 음료를 소량씩 자주 섭취해 나트륨·칼륨 균형을 맞추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생활 관리 체크리스트

     

    • 기상 습관 조정: 옆으로 몸을 돌린 뒤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고, 양다리를 내려 안정된 호흡을 확보합니다.
    • 간단한 균형 간식: 아몬드 한줌, 건과일 몇 조각은 철분·구리·비타민 C를 동시에 보충해 줍니다.
    • 낮 햇볕 15분: 비타민 D는 혈압 조절과 면역 회복을 돕습니다.
    • 수분·전해질 관리: 맹물 대신 미지근한 물이나 저당 전해질 음료를 소량씩 마십니다.
    • 수면 환경 개선: 수유 직후 90분 깊은 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내 조명과 온도를 조정합니다.

     

     

    진료가 필요한 경고 신호

     

    어지럼증이 다음과 함께 나타나면 내과 또는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 맥박 불규칙, 심계항진
    • 체중 급격한 변화와 극심한 피로
    • 수분 섭취 후에도 지속되는 갈증·다뇨
    • 두통·시야 흐림·눈앞 번쩍임
    • 수주간 어지럼증 빈도 증가

     

     

    몸이 전하는 작은 이상을 놓치지 않는 법

     

    산후 어지럼증을 ‘출혈 때문이겠지’ 하고 넘기면 관리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빈혈 수치가 정상이어도 호르몬, 전해질, 신경계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현기증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육아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렵더라도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기록하고 필요 시 검사를 받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늘 아침 어지럼증이 다시 찾아왔다면, 잠시 숨을 고르며 수분과 영양 상태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관리가 산후 건강 회복의 중요한 시작점이 됩니다.